마을의 어르신께로부터 급하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그거를 봤어요? 채소에 치는 성장억제제가 농약보담 더 나쁘다는데 그거 봤어요?"

처음 농사방법을 바꾸기 위해 계몽운동을 할 때에는 전혀 상상하지도 못할 일들입니다.

이젠 어르신들이 나쁜 것을 사용해서는 농사짓지 않는 게 몸에 익은 듯하니 말입니다.

처음에는 자연농법이니 친환경이니 하니까 그런 농사지으면 굶어죽기 십상이라던 분들이 이제는 먼저 건강한 농삿일에 예민하게 반응을 하신 겁니다.

올 여름이었을 겁니다.

저희에게서 예고도 없이 그냥 오이를 덤으로 받으신 분들이 참 많으실 겁니다.

김향옥님댁에서 농사한 오이인데 그야말로 스테비아발효원액을 사용한 자연농 오이입니다.

아마도 맛이 일반 시중의 오이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셨을 겁니다.

그런데...

그 맛있는 오이가 공판장으로 나가면 출하비용도 건질 수 없답니다.

제멋대로 크고 생김새가 불량이기 때문이랍니다. (덤으로 보내 드린 이유를 아시겠지요?)

바로 그럴 때 사용하는 게 성장억제제입니다.

보기 좋고 적당하게 한 입에 들어가는 그런 채소, 야채, 과채를 만들기 위해서 시중에 유통되는 일부(방송에서는 대다수라고 지적하더군요.)농산물이 성장억제제와 성장 촉진제를 사용해서 농산물을 만듭니다.

이렇게 성장억제제와 촉진제를 사용해서 농사를 지으면 크기가 일정한 게 마치 공장에서 똑같은 판에 찍어나온 듯합니다.  얼마나 보기 좋은 지, 색도 곱고...

하여간 감자, 고구마, 상추.. 심지어 배와 사과까지도 일정하고 적당한 크기로 재배해서 소비자들로부터 비싼 값에 빨리 선택을 받기 위해 성장억제제와 성장 촉진제를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에 좋은 자연농산물 보다는 눈으로 보기에 좋은 것, 작은 것, 일정한 것을 찾으니까  농민들도 소비자들의 기호와 선택에 마추어 제 값을 받기 위해 그런 호르몬제 약품을 사용해서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

조금 서운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그런 약품을 사용해서 농사를 짓는데에는 소비자들의 책임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요즘도 간혹 저희 농산물을 가져가시는 분들이 크다, 작다, 거칠다, 벌레가 먹었다.... 환불해 달라 바꿔달라 하십니다.

물론 그와같은 지적의 대부분은 저희가 잘못했거나 포장과 선별할 때 실수한 것이 사실이지만....

따로 조심스레 변명의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가 짓는 농사방법이 자연농법이니 그런 불량 농산물이 많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소비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규격을  다 빼고 나면 예쁘게 적당하게 생긴 농산물은 별로 남는 게 없습니다.

아마 예전에 이런 약품이 나오기 전에 농사를 지어 보신 어르신 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 동감하실 겁니다.

예전에는 일정한 크기의 농산물이 없었다는 것을....

하여튼 우리 농부마을 농가에서 성장억제제, 성장촉진제를 사용하는 농가가 있는지 긴급점검을 했습니다.

다행히 아직은 그런 걸 사용하신 농가는 없다 하십니다.

이번 뉴스에 멜라닌과 성장억제제, 성장 촉진제에 대해 알게 된 후부터 농약살포 점검 중에 성장제도 추가하고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농부마을에서는 가능한한 최대한 안심할 수 있는 농산물을 농사짓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따라서 다시 한번...

조심스레 회원님들에게 읍조리며 부탁드리올 것은...

저희가 농사지은 농산물이

아주 비정상적으로 크지 않다면,

비정상적으로 작지 않다면,

심하게 거칠고 세지 않다면

벌레가 조금 먹었더라도

조금씩 양해해 주시고 너그러이 관용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